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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gital Playground 2007

2007.10.15-2007.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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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감각 경험, 그리고 세상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실험하는 “디지털 플레이그라운드 2007”
일 시: 2007년 10월 16일(화) - 11월 6일(화)
초대일시: 2007년 10월 22일(화) 오후 6시
참여작가: 에도 스턴 Eddo Stern 이니치오 베스티아리오 Inicio Bestiario 파스칼 글리스만 & 마티나 횔플린 Pascal Glissmann & Martina Hoefflin 재커리 리버만 Zachary Lieberman 김정한 KIM Jeonghan 서효정 SEO Hyojung 양아치 Yangachi 유민호, 김은경, 김정대, 추은영, 남경화 YOO Minho, KIM Eunkyung, KIM Jungdae, CHOO Eunyoung, NAM Kyounghwa 이배경 LEE Baekyung 전병삼 JEON Byeongsam 최태윤 CHOI Taeyoon 돗플레이텔레콤 INC 
 
“ 유난히 예쁘게 생긴 아이는 소리를 듣지 못하고,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그림을 참 잘 그렸습니다. 태양과 나무, 꽃과 바위가 어우러진 평화로운 풍경이었습니다. 스케치북에 글을 써 아이에게 말을 했습니다. “태양과 바위는 소리가 없으니, 우리 소리를 낼 수 있는 것을 그려볼까?”아이는 버럭 화를 내더니만 “태양도 바위도 소리가 있어요!!”라고 씁니다. 그러더니 여름 태양과 겨울 태양의 소리를 흉내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그 소리는 태양의 소리가 아니었지만, 충분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여름의 태양과 겨울 태양의 차이를.
아이가 만든 미디어작품이 완성되었고, 아이는 마우스로 이미지를 가지고 놀았습니다. 아이가 이미지를 놀 때 마다 생겨나는 귀여운 음악을 들었습니다. 아이는 듣지 못했지만, 이미지를 가지고 연주를 하고 있던 것입니다.” 

미디어아트 전시장을 찾는 많은 관객들은 스펙타클 한 볼거리나 재미있는 놀이거리를 기대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미 생활 속에서 첨단 테크놀로지에 익숙해져 있는 사람들에게 미디어아트가 그들의 흥미를 만족시키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전시장을 찾은 관객들은 많은 경우 실망하고 나간다. 하지만, 다시 한번 묻기로 하자. 미디어 아트는 과연 그들의 흥미를 만족시켜야만 할까. 미디어아트란 과연 무엇인가.
독일의 한 큐레이터는 미디어아트란, ‘일상의 미디어를 다르게 사용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익숙한 것들에게 문제를 제기하고 다르게 생각할 수 있도록 하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라고 정의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뭔가 신기한 테크놀로지를 보여주거나 혹은 뭔가 신나는 볼거리를 제공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도 좋을 것이다. 

토탈 미술관에서는 미디어아트 전시의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하는 첫 시도로 “디지털 플레이그라운드 2007”을 준비하였다. “감각에 대한 대한 대안적 사용과 사회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이번 전시에는 국내외 대표적인 미디어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들이 소개되었다.
첫 작품인 이배경의 <Wind, Man, City>는 이번 전시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목공아저씨, 전시장을 찾은 꼬마, 큐레이터, 관람객 등의 얼굴이 화면을 모자이크로 가득 채우고 있는 이 작품은 전시장 밖에 설치된 마이크에서 포착되는 바람에 따라 이미지의 움직임 속도가 결정 난다. 바람소리를 들을 수 없는 이들에게 이배경은 바람을 보여주기로 한다. 물론 일반인들 역시 바람을 피부나 소리가 아닌 시각으로만 경험해 보는 새로운 즐거움을 맛볼 수도 있다. 
 
같은 층에 설치된 에도 스턴의 <다크게임> 역시 시각과 연계되어 있다. 실제로 게임엔진을 사용하는 세계적인 게임아티스트인 에도 스턴의 최신작인 <다크 게임>은 2인용 게임이다. 작가가 직접 제작한 특수 헤드셋을 착용하고 게임에 들어가게 되는데, 두 명의 플레이어 중 한 명은 시각이 아니라 헤드셋을 통해 전해지는 진동에 의해서 게임을 하게 된다. 에도 스턴은 만일 내가 시각이라는 감각기관을 잃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라는 생각에서 이 작품을 하게 되었다고 작가 노트에 언급하고 있다.
“디지털 플레이그라운드 2007”에는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수상작이기도 한 자커리 리버만의 <Drawn>도 소개된다. 잉크와 붓이라는 전형적인 아날로그 매체로 그림을 그리고, 그 그림을 카메라가 포착 디지털화하여 손가락을 움직여가면 다양한 음들이 펼쳐지면서 연주가 된다. 소리를 들을 수 없는 청각장애인들도 이미지를 가지고 연주하고, 그 사운드를 모두가 함께 즐기는 가운데, 새로운 놀이터 ‘디지털 플레이그라운드’가 펼쳐진다.
이외에도 한국작가인 김정한은 <Sensory Synchronism: Eyes and Ears>라는 작품을 통해 청각과 시각을 분리시키고, 이를 통한 새로운 감각경험을 제안한다. 

“디지털 플레이그라운드 2007”의 두 번째 섹션은 세상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라는 다소 건조한 소주제를 선정했다. 비록 딱딱한 주제이긴 했지만, 작가들은 특유의 유머러스함을 가지고 가볍지만 진지하게 보여준다. 서효정의 <Put on cat’s mask>(고양이가면쓰기) 는 관객이 화면안에 포착되면 관객의 얼굴을 고양이 가면으로 대체시키는 유쾌한 인터렉티브 작업을 통해서 사회생활을 하면서 원하던 원치 않던 가면을 쓰게 되는 상황을 풍자했고, 곳곳에 설치된 감시카메라의 폐혜를 양아치는 <감시드라마: 킬빌>을 통해 이야기한다. 그런가 하면 최태윤은 ‘기술이 실패할 때 현실이 드러난다’라 할 수 있는 <engine to peel skin off> 드로잉과 싱글채널 비디오 <calling 1995>를 함께 보여줌으로써 영원히 우리를 안전하게 지켜줄 것이라는 기술의 발전이 가지고 있는 일시성와 이면을 이야기한다. 
 
직접적으로 비판적인 입장을 표명하고 있지는 않지만 인공생명이나 복제에 대한 이슈에 대해 생각의 여지를 주는 작품들도 있다. 독일팀인 파스칼 글리스만과 마르티나 횔플린의 <ELF: Electronic Life Forms>는 토탈미술관 내부에 있는 아이비 담장에 앉아 태양열을 받아 노래하고, 인치노 베스티아노의 <Mitozoos>안에는 인공 생명체들이 살아간다. 전병삼의 <Drop Drop>은 시꺼면 연기를 뿜어내는 대신 귀엽고 예쁜 색의 방울들을 뿜어내며 가는 길에 그림을 그린다. 공해대신 예쁜 색의 방울들을 뿜어내며 달린다. 
 
그런가 하면, 유민호, 김은경, 김정대, 추은영, 남화경이 함께 제작한 <Rebilica>는 두부손상 및 약물중독 등에 의해 인지능력의 일부를 상실하거나 치매, 기억력 감퇴를 경험하는 사람들의 인지기능 회복을 도와주기 위한 컴퓨터 게임으로 대학 연구실에서 공동작업을 통해 만들어낸 결실을 소개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비록 미디어아트로 만들어진 ‘디지털 플레이그라운드’에는 그네도 꽃밭도 없지만, 그래도 비가 오거나 눈이 오거나 상관없이, 앞을 볼 수 없거나 소리를 들을 수 없거나 상관없이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놀이터가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또한 단순히 인터랙션을 즐기거나 새로운 테크놀로지에 현혹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진지하게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비판적으로 볼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글.신보슬)
* 전시기간 중 토탈미술관에서는 장애우들과 함께하는 특별전시관람이 진행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