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기 시절의 작품과 예술에 대한 긴 성찰을 종합적으로 표현하는 전시 :
김원방은 홍익대와 프랑스에서 조각과 예술이론을 전공했다. 1989년 갤러리 현대에서 <잃어버린 미를 찾아서>라는 제목으로 조각 개인전을 열었고, 1993년부터 미술평론가 및 기획자로 활동했다. 이번 토탈미술관에서의 개인전은 그의 두번째 개인전이 된다.
작가는 1989년 첫 개인전에서 유리로 제작된 초현실주의적 분위기의 독특한 조각을 전시하여 주목을 받았다. 날카로운 유리, 낙엽, 석탄, 커튼 등을 조합하여 마치 어두운 심리극 무대 같은 광경을 만들었고, 이는 당시 미술계에서 `불안하고도 시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작품’이라는 반응을 얻었다. 작가는 인간의 의식 속에서 반복적으로 떠오르는 환상들을 탐구하는 초현실주의적 방법론에 관심을 기울였고, 이를 통해 인간의 무의식 세계를 표현하려 하였다. 이번 전시는 첫 개인전의 속편의 의미를 갖고 있고, 그래서 작가는 ‘잃어버린 미를 찾아서 II’라는 제목을 붙였다. 작가는 예술의 가장 중요한 목적이 어떤 주제나 지식을 환기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불가능한 대상을 미적으로 승화시켜 표현하는 것이며, 이번 전시는 그러한 생각을 심화시킨 시도라고 말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특히 `모성적 공간’ 또는 ‘모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작가는 인간의 무의식 자체가 근본적으로 모성적이고 여성적인 공간이라고 본다. 그래서 그것은 영원한 그리움의 대상이면서 동시에 불안과 환상이 생겨나는 기원이라는 것이다.
전시작들은 모두 `태고'(Primal)라는 제목을 달고 있다. 태고는 인간의 정신의 가장 오래된 기원, 즉 모성적 공간을 의미한다. 회화작품에서는 동굴이나 자궁 같은 공간, 어둠과 빛의 대비, 모호한 윤곽선, 날카로운 형상, 인체의 일부, 부러진 기둥 등과 같이 모성적 공간과 연관된 이미지를 묘사한다. 그리고 이것을 초현실주의미술, 추상미술, 19세기 낭만주의 풍경화 등이 혼합된 방식으로 표현한다. 조각작품에서는, 어두운 상자 속에 글리터 가루를 입힌 갈대밭 같은 풍경을 연출하거나, 갈라진 틈새에서 배어나오는 액체 등을 묘사함으로써, 모성적 공간이 일으키는 불안감을 표현한다.
작가는 이번 전시가 과거 청년기 시절의 작품과 예술에 대한 긴 성찰을 종합적으로 표현하는 전시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