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비니티(Divinity) 시리즈를 새롭게 다시 시작하는 전시 :
작가는 20년 전부터 자기 작품을 세 가지 Ty로 구분하여 – City, Divinity, Authority- 작업해 왔다. 작가는 이 세 가지 주제를 작가로서 자신의 Trinity라 말한다.
특히 ‘디비니티’에 대한 개념은 작가의 어린 시절 가장 가까웠던 외할머니의 급작스러운 죽음으로 참석하게 된 엄숙한 장례미사를 계기로 발화되었다. 성당의 엄숙하고 장엄한 분위기와 애도의 기도 중에 이상하게 어른거렸던 설명할 수 없는 형체들과 성당 내부의 거룩한 성상들의 오버랩은, 어린 작가에게 초월적인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그곳은 에너지로 가득 차 있었다. 작가는 그 에너지를 감지하고 알 수 없는 홀림에 공명하기 위해 그것들을 회화로 이끌어 냈다. 이 경험은 유일신에 대한 종교적 맹신이라기보다는 탈속한 존재들에 대한 환시에 가까웠을 것이라 작가는 회상한다.
작가에게 당시에 명백히 목격하여 체험으로 알게 된 ‘죽음’은 공포 외에 아무것도 아니였다. 작가는 자신이 살아있음의 증거로 혹은 존재의 의미를 육체의 역할로 한정 짓지 않기 위해 그러한 장소를 찾았다 : 대성당, 거대유적 그리고 오래된 성상들에 대한 탐색은 디비니티 시리즈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이번 전시는 이 트리니티 중에서도 작가가 본인의 메인테마라 부르는 디비니티 시리즈 중 한 꼭지로 :
지난 몇 년간 인간의 운명을 쥐고 흔드는 것처럼 보였던 몇 가지 키워드인 <팬데믹, 전쟁, 폭력, 제노사이드> 등과 같은 혐오스러운 단어들에 주목한다.
세계가 당면한 역병과 전쟁 그리고 현재의 풍요를 갈망하는 욕망에 대한 광풍 속에(코인 열풍 등) 혼돈 적 사유를 비집고 터져 나온 작가의 이번 작업들은 평화와 평온의 가면을 쓴 대혼란의 세계, 인간의 이중성을 생각하며 우리가 잊고 있던 신의 존재에 대한 인간적인 질문을 던진다.
이번 <토탈미술관 안성분관 _ 안성요기> 전시가 기대되는 것은, 평소 사회문제에 대한 날 선 비판을 두려워하지 않는 작가의 세계와 종교에 대한 초월적 인식이 어떻게 ‘불편한’ 그러나 ‘불편하지만은 않은’ 상징들로 펼쳐질지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