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perina / Manta/ Carrier Cloth | 케페리나 / 모포 / 운반용 직물

울, 아크릴; 2008년, 라파스의 가게에서 구입. 코카 잎을 던져 만든 패턴, 번개에 의해 새겨진 바위 위의 이미지, 도자기의 디자인, 무용수나 동물들이 지구 위에 남긴 흔적들, 경로의 패턴에 의해 조직된 역사적 의례 장소, ‘허공에 글씨를 쓰면서’ 만들어지는 그들의 몸짓, 은신처의 상형 문자, 그리고 종이에 쓰는 것까지 모두가 안데스산맥 주민들의 글쓰기에 포함된다. 모든 새로운 직물 ‘존재’의 개발에서 중요한 부분은 그것의 창발적인 말하기 능력이다. 씨실과 잉아[1]의 결합 동작은 직물에 호흡, 빛 그리고 영양을 공급하는 것이며 또한 말 하는 것으로 간주된다. 씨실의 움직임은 호흡하는 효과를 갖는다. 서로 다른 색깔의 실 세트의 각 면에는 말의 힘이 있으며, 각 씨실이 지나갈 때마다 정맥 같은 실이 영양을 공급해 왔다. 호흡과 색채, 색의 놀이는 여성의 것이었다. 남성은 단지 흰색과 황갈색 만을 다룰 수 있었는데 만일 그들도 색채를 사용할  수 있었더라면 남성들 역시 직조를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아이마라족 사람들 중 여성들은 자신의 직물에서 무지개를 보여줄 수 있을 때 훌륭한 직공으로 여겨진다. “우리 어머니는 ‘저것들은 키사스k’isas[2]야, 그들은 달콤해, 왜냐하면 그들은 너무 멋있기 때문이야.’라고 말씀하셨다. 나의 대모께서는 잘 짜인 직물을 보았을 때 ‘헤이 마마 지와키! 지와키! (hay mama jiwaki! Jiwaki!)’ 라고 외치기도 했는데 이는 그것이 너무 예뻐서 단지 보는 것만으로도 당신이 죽을 수도 있다는 뜻이었다. 사람들은 할머니들이 꽤 예쁘게 직물을 짰다고 말했다. 비가 그친 후, 그들은 무지개kürmi를 그저 바라보기만 했다. 왜냐하면 누군가 무지개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면, 무지개를 가리킨 손가락이 썩을 지도 모른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보는 것으로 색을 모방하곤 했다. 사람들은 최고의 직공은 자신이 짠 직물에서 마치 무지개가 보이는 것처럼 만든 사람이라고 말했다” 안데스 신화는 아카마니Akhamani 같은 신성한 산이 눈과 머리카락과 같은 인간의 속성을 갖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 어렸을 때, 할아버지는 아카마니를 가리키며 신성한 산이라고 말하곤 하셨다. 할아버지는 산이 살아있으며 지역사회를 돌본다고 말씀하셨다. [또한] 할아버지는 산을 아차칠라achachilas, 즉, 수호신이라고 불렀다. [그리고는] 동물을 가리키며 라마와 알파카의 털은 산의 머리카락이고, 작은 라군은 산의 눈이라고 말씀하셨다. 할아버지는 우리를 바라보며, 여성들은 산의 머리카락을 직조를 하는 데에 사용했고, 라군은 직공들이 그 조각에 포함시킨 마름모꼴의 작은 모양이라고 이야기하셨다. 라군은 직물과 직공을 돌보는 눈이라고 하셨다. 또한 사람들은 농작물을 위한 충분한 물을 찾는 일에 이 눈[라군]을 직물에 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펠리파 바르가스Felipa Vargas, 칼라와야Kallawaya 문화, 카니자야kañizaya 지역공동체, 라파스의 지역). 볼리비아 카카차카Qaqachaka[3] 지역의 여성들은 직물을 짜는 요일에 따라서 다른 내용의 기도를 한다. 그들은 죽은 이들을 기리는 날인 월요일에는 [한때] 훌륭한 직공이었던 죽은 조상에게 기도를 하고, 악마의 날인 화요일에는 직물을 짜지 않는다. 수요일이나 토요일에 직물을 짜게 되면 마미타스mamitas 중 한 명에게 기도하고, 목요일에 직물을 짜는 경우에는 남신, 킬락 타탈라Killak Tatala 혹은 파나카치 타탈라Panakach Tatala에게 기도를 한다. 그러나 또 다른 악마의 날 중 하나인 금요일에는 직물을 짜지 않는다. [그리고] 일요일에는 쉰다. 11월의 죽은 자의 축제부터 다음 카니발까지의 장마 기간 동안 천을 짜야 한다는 강한 욕구를 느꼈으며, 만약 카니발 전에 직조 작업을 끝내지 못하면, 앞으로도 결코 끝낼 수 없을 것이라 믿었다. [그러면] 직공은 무기력함에 빠져, 한없이 땅으로 꺼져달어가는 듯 느꼈다.

[1] 잉아: 베틀의 날실을 한 칸씩 걸러서 끌어올리도록 맨 굵은 실. 종사(綜絲)

[2] 키사스 k’isas: 밝은 단계에서 어두운 단계까지의 연속성을 형성하기 위해 단계별로 등급이 매겨진 색의 배열, 무지개빛의 줄무늬와도 같다.

[3] 카카차카 Qaqachaka: 역사적으로 남부 중앙 안데스에 있는 콘도콘도의 식민지 연합 교구의 전 교회 부속 건물이었으며 현재는 볼리비아의 아바로아 지방에 위치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