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es Doujak | 이네스 도우약
나이 많은 볼리비아 직물 판매상인 엠마Emma는 나에게 실을 사용한 치유법을 알려주며, 유럽까지 이 지식을 전하라 말했다. 각기 다른 색의 실이 각기 다른 질병에 필요했고, 특정한 날에 몸에 걸쳐져 끊어져야만 했다. [예를 들어] 금요일에는 심각한 병을 위해 어두운 색의 천연 알파카 실을 사용했고, 목요일에는 치료를 시작할 때나 상대적으로 가벼운 질병을 위해 밝은색 톤을 사용했다. 이 실은 특정 신체 부위에서 큰 힘을 받아 끊어져야 했다. 제의복을 엮을 때 사용하는 실은 왼쪽으로 꼬아야(spin) 했고, 일상복을 엮을 때 사용하는 실은 오른쪽으로 꼬아야 했다.
집으로 돌아오니, 페루와 볼리비아에서 수집한 기이한 물건들이 빈의 내 아파트를 채우고 있었다. [돌아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몸이 피곤하고, 아프고, 무거웠고, 끝내 며칠 동안은 몸을 움직일 수도 없었다. 이 시기, 가방 안에 있던 아파트 단지 출입문 열쇠는 뚜렷한 이유 없이 90도 구부러져 있기도 했다. 나는 나 자신의 상태가 이곳에 존재하는 직물들과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그 직물들을 모두 다림질하기로 했다. 나는 이 행위가 어떤 힘을 만들어내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특정한 판초를 다림질할 때였다. 어쩐지 시간이 멈추고 [이 순간이] 영원히 지속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고, 나는 땀 범벅이 되었다. 그 나머지 [이야기]는 결단력(decisive)있는 나의 조수에게 전해 들었는데, 그녀는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에 매우 흥분(mesmerized)되어 있었다. 그녀는 나의 몸이 두 배로 커지는 것을 보았고, 내가 쉬지 않고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 상태가] 30분 정도 계속되자, 그녀는 내게서 그 판초를 빼앗아 창문으로 던졌고, 그것은 [아파트] 밖 잔디에 떨어졌다. 한동안 손질되지 않았던 잔디였다. 조수는 아래층으로 내려가 팔로산토palo santo로 판초를 깨끗게 했다고 했다. 팔로산토는 샤먼들이 악령을 없애기 위해서 연기를 피워 사용했던 안데스 성목聖木이다. 그 후 그녀는 직물을 옮겼는데, 판초가 있던 잔디에 정확히 3개의 청록색 모양의 원 윤곽이 남겨져 있었다고 했다. 바로 이때 그녀는 나에게 정신적 지지를 요청하며 나를 아래로 불렀고, 내가 보는 앞에서 그 직물을 다시 옮겼다. 이전보다는 색이 덜 강렬했지만, [천을 옮겼던 그 자리에도] 다른 청록색 원이 만들어졌다. 다음날에도 그 원들은 그 자리에 있었고, 시청Municipality 당국에 의해 그 구획의 잔디가 정비 될 때까지인 나흘 동안 그 자리에 남아있었다.
하지만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난 일은 훨씬 더 놀라운 일이었다. [그날 아침] 두 개의 이가 입에서 빠졌다. 걱정되었지만 [어떤] 사실과 연결 짓지 않은 채, 나는 나에게 [점술] 카드를 읽어주는 프라우 하이디Frau Heidi와 통화했고, 뽑힌 이에 대해서 우연히 언급하게되었다. 그 이야기들 들은 그녀는 심각하게 불안해했고, 나는 나에게 즉시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decide). 그녀는 나에게 오스트리아 샤먼의 전화번호를 알려주었다. 오스트리아 샤먼이 모든 것이 괜찮아졌다고 할 때까지, 그가 강한 오스트리아 아랫 지방 악센트로 중얼거리며 시키는 모든 것들을 하는 나 자신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프라우 하이디Frau Heidi는 독일에 사는 그녀의 언니 샤먼에게 도움을 청하기도 했다. 그녀의 언니가 그곳에서 샤먼 회의(conference)를 소집했을 때는, 상황은 정말 감당할 수 없게 되었다. 그들의 의견은 심각했다. 그들은 나에게 모든 직물을 안데스로 돌려보내거나, 강둑에서 그것을 불태워야 한다고 했다. 내 삶이 직물들의 영혼으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었기 때문에, 내가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그 직물들은 오스트리아에 있는 것을 원하지 않았고 그것들의 공격성은 나를 향해 있었다.
나의 모든 연구가 직물 수집에 기초했기에 그렇게 할 수 없었다. 어떤 일이 발생하였을 때, 불에 태우는 것은 너무 손 쉬운 방법이었으며, 나는 이일을 위한 다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믿었다. 그래서 나는 [그것을 태우는] 대신에, 어떤 직물들이 유럽으로 오게 된 것이 그토록 한스러웠는지를 느끼기 원했고(trying to feel), 각각의 직물을 수집한(acquired) 상황을 기억하기 위해 시간을 보냈다. 결국 나는 라파즈La Paz에서 [처음에] 사기를 망설였지만, 그것에 사용한 염색 기술과 그 지역에서는 흔히 볼 수 없었던 이카트Ikat[1] 무늬를 가지고 있었기에 구매를 결정했던 직물을 찾았다(chose). 비록 내가 이것을 엠마Emma에게 사지는 않았지만, 나는 그녀가 이 직물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를 알 고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래서 더 이상 직물을 만지지 않기 위해 글러브를 끼고 소포를 준비하고, 주소를 적었다. 그리고 뒤에 오스트리아로 반송 금지 DO NOT RETURN TO AUSTRIA라고 적었다.
이후, 수집품 중 다른 직물들은 다른 샤먼(artist)들에게 보내졌는데, 그들이 어떤 방식으로든 반응하리라 생각했다. 1년 후 나는 한국의 무당에게 이에 응해달라고 부탁할 생각으로 800년 된 나스카Nazca[2] 직물을 가지고 한국에 갔다. 연락이 닿은(reached) 무당은 바로 그녀는 그것을 하지 않을 것이며(의역: 그녀는 이에 연관되고 싶지 않고), 내가 그녀를 방문할 생각이라면 그 천을 가지고 오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내 이야기를 들은 그녀는 검은 그림자가 내 뒤에 남아있고, 내가 직물을 [다른 곳으로] 보내도 그것의 영혼은 내 곁에 존재하고 있을 것이라고 하며, 내가 음식과 장식이 있는 제단을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나에게 일어난 일이 그녀에게 일어났다면 그녀는 죽었을 것이라며 내가 그녀보다 강하다고도 언급했다. 그러나 영혼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에 흙과 기름으로 문구를 3개 작성해 봉투에 넣은 부적을 준비해 주겠다고 했다. 유일한 조건은 3개의 부적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서는 안 된다는 것, 그리고 부적이 젖도록 내버려 두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이유야 어떻든, 바로 다음 날 아침, 나는 옷을 빨아야 했고, 세탁기 속에서 돌아가고 있는 가운 주머니 속에 부적을 넣어 두었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봉투는 괜찮았지만, 부적은 걸쭉해졌다. 그녀는 3개의 부적을 더 써주겠다고 했고, 다음날인 일요일 저녁 그것을 찾아갈 수 있다고 말했기에 나는 당황하지 않았다. 그날 오후, 나는 서울의 고층 아파트 단지 안에 솟아올라 있는 인왕산 숲 언덕으로 돌아왔다. 이곳에는 사찰도 있었지만, [신당이 많아] 샤먼의 산비탈이라고 불린다. 처음 이곳을 방문했을 때, 이렇게 인구가 밀집된 도시에 이렇게 아름다운 장소가 평온하고 조용하게 존재한다는 것에 깜짝 놀랐었다. 이번에는 아카이브 카드를 위한 사진을 찍기 위해 나스카 천을 가지고 갔다. 내가 그곳에 도착하니 북소리가 들렸고, 무당들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의역:일상과 다름없이) 여기저기서 굿을 하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을 이 언덕에서 신성하게 여겨지는(the god of the hill) 고양이에게 줄 마른 생선을 들고 올라가고 있었다. 샘물과 바위에는 음식과 꽃이 제물로 올려져 있었고, 촛불과 향이 피워져 있었으며, 몸에 걸쳐진 천들은 의식을 위해 찢어져 있었다. 모든 것이 마법 같은 느낌이었다. 색과 향이 가득한 황금빛 가을 오후의 아름다운 날이었다.
나는 그 직물을 신성한 덤불 아래, 거대한 바위 아래에 평평한 두 개의 작은 부분이 위로 올라왔다 [움푹] 들어간 곳에 두꺼운 스티로폼polystyrene 판을 놓고 그 천을 촬영했다. 아래쪽에서는 한 여자 무당이 사람들이 지나가는 것도 알아채지 못한 채 무아지경으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고 있었다. 한참 동안 그녀의 노래를 들었고, 내려오는 길에 그녀의 모습을 흘깃 쳐다보았다. 그녀는 나무 막대를 던지고, 몸에 천을 휘감으며 춤을 추고 있었다. 그날 저녁, 나는 만나기로 한(knew) 무당의 신당(flat)에 가서, 젖지 않은 3개의 문구가 들어 있는 새 부적 봉투를 받았고, 이번에는 목에 그것을 매달았다.
[1] 직물에 문양을 넣는 직조 기법의 하나. ‘묶는다, 다발, 얽어맨다’라는 뜻으으로, 주로 평직을 이용하는 소박한 문양으로 발생지는 인도라고 보는 설이 유력하다. 경사나 위사 중 한쪽 또는 경위사를 모두 디자인에 따라 다른 실로 동여매어 일부분을 방염하고, 염색한 실을 이용하여 문양이 나타나도록 직조한 것이다. 기본 무늬는 화살무늬이나 다양하게 응용하여 직조할 수 있다.
[2] 페루 나스카강(江) 유역에 전개되는 산간 오아시스의 중심지로 팬아메리칸 하이웨이 연변에 있어 가축·목화의 집산지를 이룬다. 해발고도 700m에 위치하며 시 근교에는 9세기경에 가장 번영했던 프레잉카의 유적이 있어서 남아메리카 고고학 연구의 중심지가 되고 있다. 나스카 직물은 페루의 고대 나스카 라인Nazca lines에서 영감을 받은 직물로 기하학적 구조가 그 특징이다.